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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지도 못한 코레아서 온 한국 놈이 헤집고 다녔으니..." 차범근 이사장, '독일 전설들' 보고 옛 추억 잠겨 "나 따라다닌 애가 마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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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을 둘러보던 차 이사장의 발걸음이 멈춰 선 곳은 과거 자신과 동시대에 그라운드를 누볐던 독일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이 새겨진 머플러 앞이었다. 해당 머플러에는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카를하인츠 푀르스터, 울리 슈틸리케, 호르스트 흐루베슈 등 당대 독일 축구를 호령했던 전설적인 스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를 본 차 이사장은 추억에 잠겨 선수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더니 "다 나랑 같이 뛰었던 애들"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당대 최고의 스토퍼로 꼽히던 푀르스터와의 일화였다. 차 이사장은 거친 몸싸움이 일상인 독일 무대에서 10년 이상 활약하면서도 현역 시절 받은 옐로카드가 단 1장에 불과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유일한 카드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 바로 푀르스터였다.


차 이사장은 "내가 뛸 때 VfB 슈투트가르트의 수비수였다. 얘 때문에 내가 10년 동안 딱 한 장 옐로카드를 받았다"며 "얘가 (반칙을) 열 번 했는데 내가 딱 한 번 했다고 내게 옐로카드를 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제71대 사령탑으로 지냈던 슈틸리케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내가 독일에 오자마자 스페인(레알 마드리드 CF)으로 갔다. 슈틸리케는 한국에도 왔었잖아"라고 짧은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역 시절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1. FC 카이저슬라우테른의 전설적인 수비수 한스페터 브리겔에 대한 기억도 꺼내놓았다. 차 이사장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출전해 3-1 승리와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1980/81 DFB 포칼 결승전을 떠올렸다.


당시 후반 19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브리겔을 가리키며 "포칼 결승전 당시 내 전담 마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안드레아스 나겔 도이치푸스발리가(DFL) 유소년 총괄 디렉터는 "(그때 차범근은) 너무 빨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발롱도르 수상자' 로타어 마테우스에 얽힌 비화도 놀라움을 안겼다. 차 이사장은 마테우스를 두고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어린 선수였다. 나 마크한다고 따라다녔는데, 나중에 보니까 마테우스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속 전설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차 이사장은 "우리 시대에 독일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인데,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코레아에서 온 한국 놈이 그냥 막 헤집고 다녔으니…"라며 자신이 분데스리가에 안겼던 충격을 떠올렸다.


실제 현역 시절 차범근의 위상은 실로 대단했다. 1978년 SV 다름슈타트 98을 통해 독일 무대를 밟은 뒤 병역 의무를 마치고 1979/80시즌 프랑크푸르트에 합류한 그는 이적 첫해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 DFB 포칼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네 시즌 동안 분데스리가 122경기 46골을 터뜨린 그는 폭발적인 득점력 덕분에 현지 언론으로부터 '차붐(Tscha-Bum)'이라는 경외 섞인 별명을 얻었다.


이후 1983/84시즌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이적해서도 에이스로 군림하며 1988년 구단 역사상 최초의 유럽 대항전 타이틀인 UEFA컵 우승을 선물했다. 1989년 은퇴할 때까지 레버쿠젠 소속으로 215경기 63골을 기록한 그는 독일 무대 통산 372경기 121골 97도움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은퇴 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차 이사장은 여전히 독일 축구계와의 끈끈한 인연을 바탕으로 '팀 차붐 독일 축구 원정대'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 유소년들이 분데스리가의 선진 시스템을 직접 피부로 느끼며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이제 차 이사장은 자신을 뛰어넘는 대형 스타가 계속 나오길 바라고 있다. 그는 팀 차붐 유망주들을 향해 "이제 너희들이 그런 기록을 남겨서 대한민국 후배들과 국민들에게 기쁨과 꿈을 줬으면 좋겠다. 할 수 있겠지?"라며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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