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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군단' 독일이 월드컵 유럽예선 원정 무대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패배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았다.
각 조 1위만 바로 갈 수 있는 월드컵 본선행 가도에 노란불이 켜졌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테헬네 폴레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A조 1차전에서 슬로바키아에 0-2로 완패했다.
슬로바키아 원정에서 패한 독일은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 사상 첫 패배를 기록했다. 독일은 그동안 원정에서 치른 월드컵 예선 52경기 41승 1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며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으나, 이번 패배로 52경기 무패 행진이 무너졌다.
또한 독일이 월드컵 예선에서 두 골 이상 내주고 패한 것은 2001년 잉글랜드전(1-5패) 이후 두 번째다. 독일이 월드컵 예선에서 패한 것은 서독 시절을 포함해 총 세 번인데, 이는 모두 홈 경기였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이번 패배의 상대가 FIFA 랭킹 52위의 슬로바키아라는 점이다. 랭킹 9위인 독일과 43계단 차이 나는 전력에도 불구하고 2점 차 패배를 당한 것이다.
이번 패배로 독일은 A조 최하위에 위치하며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는 일정을 불안하게 시작했다.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12개 조 1위만이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2위 12개국,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통해 자격을 획득한 4개국 등 총 16개국이 내년 3월 플레이오프를 통해 4장의 마지막 본선 티켓을 가린다. 독일은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한 상태에서 본선 직행에 도전하는 중인데 첫 판부터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다.
나겔스만 감독의 독일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올리버 바우만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채,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요나탄 타, 안토니오 뤼디거, 은남디 콜린스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에는 안젤로 슈틸러와 요슈아 키미히가 배치됐으며, 2선에는 플로리안 비르츠, 레온 고레츠카, 세르주 그나브리가 출전했다. 최전방 원톱으로는 닉 볼테마테가 나섰다.
이에 맞서는 프란체스코 칼초나 감독이 이끄는 슬로바키아는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마르틴 두브라브카가 골문을 지켰고, 다비드 한츠코, 밀란 슈크리니아르, 류보미르 사트카, 노르베르트 기옴베르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은 온드레이 두다,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마투스 베로가 지켰고, 최전방 스리톱에는 레오 사우어, 다비트 스트렐레츠, 다비트 듀리시가 출전했다.
이날 경기 초반 분위기는 독일이 주도했다. 전반 5분 키미히가 측면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고, 비르츠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였다. 독일은 높은 점유율과 압박으로 슬로바키아 진영을 몰아붙였지만, 결정적인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슬로바키아는 이에 굴하지 않고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전반 7분 샤트카가 헤더 찬스를 잡았지만 빗맞았고, 전반 21분에는 레오 자우어의 강력한 오른발 슛을 바우만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압박을 버티던 독일은 전반 막판 결국 무너졌다. 독일의 플로리안 비르츠가 중원에서 볼을 빼앗기며 역습을 허용했고, 슬로바키아가 곧장 내달렸다. 스트렐레츠와 한츠코가 절묘한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한츠코가 왼발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도 독일은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독일은 만회골을 노리며 라인을 끌어올렸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
후반 10분에는 스트렐레츠가 독일 수비수 뤼디거를 완벽히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독일 골키퍼 바우만이 몸을 날렸지만 슛은 골문 구석을 정확히 꿰뚫으며 2점차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나겔스만 감독은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신예 수비수 남디 콜린스를 빼고 공격 자원을 투입했으며, 도르트문트의 막시밀리안 바이어까지 투입했다. 하지만 독일의 공격은 여전히 답답했다. 측면 돌파와 크로스가 번번이 차단되었고, 중앙 침투는 슬로바키아의 촘촘한 수비 블록에 막혔다.
후반 30분 이후 독일은 파울을 유도하며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만회골을 노렸다. 그러나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슈팅은 골문을 벗어나거나 슬로바키아 수비진에게 차단됐다.
경기 막판 추가 시간 5분 동안 독일은 사실상 전원이 슬로바키아 진영에 몰려들어 공격을 퍼부었지만, 키미히의 중거리 슛, 볼테마데의 헤더, 비르츠의 드리블 돌파 모두 번번이 무산됐다.
반대로 슬로바키아는 선수 전원이 박스 안에 내려서며 육탄 방어를 펼쳤고, 마르틴 두브라브카 골키퍼는 안정적인 리딩으로 팀을 지켰다. 결국 경기는 슬로바키아의 2-0 승리로 종료됐다.
경기 전체를 통틀어 독일은 7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볼을 지배했지만, 실제 득점 기회 창출에서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슈팅 수는 독일이 14회로 슬로바키아(8회)보다 많았지만, 유효 슈팅에서는 4-5로 밀렸다.
이번 패배는 독일의 최근 흐름과 맞물려 더욱 뼈아프다. 독일은 지난 6월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포르투갈(1-2), 프랑스(0-2)에 연이어 패했고, 이번 슬로바키아전 패배까지 더해 3연패 늪에 빠졌다.
독일의 신예 자원들도 힘을 보태지 못했다. 올여름 뉴캐슬로 이적한 공격수 볼테마데는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리버풀의 간판 자원으로 떠오른 비르츠 역시 전반 실책으로 치명적인 실점을 허용하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같은 조의 북아일랜드는 룩셈부르크 원정에서 3-1로 승리하며 본선 진출행 가능성을 높였다.
예선 규정상 각 조 1위만이 본선 직행 티켓을 얻는다. 조 2위 팀은 플레이오프로 밀려나야 하는 만큼, 이번 패배는 독일의 월드컵 직행 가능성에도 경고등을 켰다.
이번 패배로 인해 독일이 플레이오프 통해 본선 진출, 한국과 죽음의 조에 속할 가능성까지 생겼다. 유럽예선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라오는 4개팀은 본선 조추첨 때 무조건 포트4에 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재 포트2가 유력하다. 아르헨티나, 한국, 파라과이, 독일과 같은 조편성도 가능하다.
독일은 오는 8일 쾰른에서 북아일랜드와 예선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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