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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교체라는 논란의 중심에 선 손흥민이 축구 국가대표팀 합류 후 그라운드 안팎으로 변함없는 리더십을 보여주며 자신을 둘러싼 의문부호를 스스로 지워나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3일 공개한 대표팀 훈련 영상에서 손흥민은 새로 합류한 독일 출신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의 적응을 돕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장 교체 논란은 홍명보 감독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지난 9월 A매치 명단 발표 당시, 대표팀 주장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 팀과 개인 모두를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홍 감독은 또 "손흥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있다"면서 "손흥민은 이제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언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냐가 중요하다"며 손흥민의 출전 시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2018년부터 8년 가까이 주장을 맡아온 손흥민 체제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암시였다. 월드컵 본선을 불과 9개월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러한 발언은 손흥민의 팀 내 위상에 대한 여러 추측을 낳으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손흥민에게 주장직을 계속 맡겨야 한다는 의견과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이 역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2018년 기성용에 이어 대표팀 주장으로 임명된 손흥민은 대표팀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손흥민은 여전히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전성기 때보다 기량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손흥민이 주장직을 넘겨줄 경우 '96 라인'인 김민재나 황인범이 적임자라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논란이 불거진 후 처음 소집된 이번 미국 원정에서 손흥민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9월 A매치를 통해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카스트로프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해 독일어가 능숙하다.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영상에서 손흥민은 "독일어 할 수 있는 사람 없나?"라며 분위기를 주도했고, 백승호와 이동경 등 다른 독일어 가능자들에게 "카스트로프를 챙겨주라"고 말하며 신입 선수가 팀에 빠르게 녹아들도록 도왔다.
이재성 역시 카스트로프와 독일어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그를 도왔다. 이를 본 손흥민이 "와 이재성, 카메라 있다고 잘하는 척한다"며 농담을 건네자 훈련장 분위기는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카스트로프 또한 인터뷰를 통해 "내 마음이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내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동료 선수들이 성격도 좋고 훌륭하다. 모두와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출국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는 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마지막 결정을 하지만, 그 전에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이나 의견들을 다 듣고, 또 본인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하는 거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도 충분한 시간이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아직 홍 감독의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지만 현재 분위기를 보면 손흥민 주장직 유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대표팀은 오는 7일 미국 뉴저지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이달 A매치 첫 평가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이 다시 한 번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올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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