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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류현진 기록까지 꿈꿨는데… KBO 역수출 신화→허무한 FA 재수?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
뉴스관리자
2025-08-04 13: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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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간 투수 중 가장 큰 계약을 터뜨린 선수는 류현진(38·한화)이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돈방석에 앉았다. 4년간 균등하게 연간 2000만 달러를 받았다.
한때 이 기록을 깨뜨릴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2023년 KBO리그를 평정했던 에릭 페디(32·애틀랜타)가 그 주인공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에서 실패한 유망주로 전락했던 페디는 2023년 한국에 와 경력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2023년 시즌 전 투구 레퍼토리는 물론 운동 방법까지 싹 바꾸며 승부수를 띄운 페디는 NC에서 안정적인 출전 시간 속에 자신의 장점을 가다듬으며 완전히 다른 투수로 거듭났다.
페디는 2023년 NC에서 30경기에 나가 180⅓이닝을 던지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시즌 중반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닌 끝에 결국 시즌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금의환향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보통 한 번 실패한 선수를 다시 눈여겨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쩌면 페디는 바늘구멍을 뚫은 셈이었다.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페디는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리그 최악의 팀이었던 화이트삭스에서 고군분투하며 명성을 드높였다. 페디는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21경기에 나가 7승4패 평균자책점 3.11의 고무적인 투구를 했다. 뛰어난 성적과 구단 친화적인 계약을 앞세워 트레이드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고, 결국 세인트루이스의 부름을 받는 등 달라진 몸값을 확인했다.
그런 페디의 올 시즌에는 기대가 컸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페디는 지난해 31경기에서 177⅓이닝을 던지며 9숭9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활약했다.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무려 5.6에 이르렀다. 그냥 단순히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4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활약이었다. 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혹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낸다면 FA 대박이 예고되어 있는 것과 다름 없었다.
그러나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었다. 만약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다면 아마도 돈방석에 앉았을 것이다. 그만한 값어치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 상황을 불투명해졌다. 페디는 4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21경기 등판에서 3승11패 평균자책점 5.33으로 부진하다. 단순한 평균자책점뿐만 아니라 모든 세부 지표가 떨어졌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집계한 지난해 페디의 투구 퀄리티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상위 10%에 속할 정도로 뛰어났다. 하지만 올해는 하위 6%에 그칠 정도로 처참하게 추락했다. 14.2%의 탈삼진 비율(리그 하위 3%), 18.2%의 헛스윙 비율(리그 하위 6%), 기대 평균자책점(리그 하위 4%) 또한 모두 리그 바닥이다. 단순히 운이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타구의 질까지 고려한 모든 면에서 성적이 추락했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는 앞으로도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암울한 결론으로 나타난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애틀랜타로 이적해 심기일전하는 듯했지만 이적 후 첫 등판인 캔자스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4⅔이닝 4실점으로 반등하지 못하면서 다시 패전을 안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앞으로도 계속 선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만, 계속 선발로 나가는 것이 선수 가치에 도움이 될지, 혹은 오히려 더 깎는 악재로 이어질지를 확신할 수 없는 수준의 투구다.
FA 시장 전망도 다소 암울해졌다. 그래도 지난해 보여준 것이 있기에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충분히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대박으로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대로 가면 결국에는 FA 재수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페디의 에이전트는 단기 계약과 옵트아웃을 통해 FA 재수 플랜을 기가 막히게 짜기로 소문이 난 스캇 보라스다. 대박의 타이밍을 놓친 페디에게 앞으로 어떤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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