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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출전시간을 보면 '홍심(洪心)'이 보인다.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은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3차전을 마치고 "몇몇 선수는 경쟁력이 있다. 경기 후 또 다른 평가가 있겠지만, 최대 5명 이상이다. 전술적인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선수가 있다. 스리백에서 경쟁력을 보인 선수도 몇 명 있다. 꾸준히 잘 한다면 월드컵 본선에도 갈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5명이 누구인지 언급하지 않았을뿐더러 선수별 개별 코멘트를 하지도 않았다. 홍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을 힌트 삼아 추려 볼 수 있다. 첫번재 힌트이자 가장 중요한 힌트는 '경쟁력'이다. 대표팀에서 주축을 이루는 유럽파가 합류할 '1군'에 합류할 정도의 실력과 가능성을 일컫는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 12명의 필드 플레이어에게 A매치 데뷔 기회를 부여했다. 홍 감독이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준 것은 자명하다. 1차전 중국전(3대0 승) 2차전 홍콩전(2대0 승)은 한-일전(0대1 패)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측면에서 특히 한-일전 출전시간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2명 중 모든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3명, 공격수 이호재(포항) 미드필더 강상윤(전북) 서민우(강원)다. 출전시간으론 서민우(179분) 이호재(161분) 강상윤(141분)순이다. 홍 감독은 일본과의 우승 결정전에서 서민우를 3선 미드필더로 선발 투입했고, 전반 부진한 주민규(대전)를 대신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호재를 공격 선봉에 세웠다. 강상윤은 후반 중반 교체로 투입했다. 이호재 강상윤은 홍콩전에서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뒤 한-일전에서 또 기회를 받았다. 홍콩전에서 '고립되는 모습이 있었다'라는 평을 받기도 했던 이호재는 3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발전된 모습을 보였고, 한-일전 경기 막판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한국의 유일한 유효슛을 쏘기도 했다. 생김새와 플레이스타일, 활동량 등으로 '제2의 박지성'이란 별명을 단 강상윤은 측면 공격수, 측면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루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홍 감독이 언급한 '전술적인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선수'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서민우는 A대표팀 첫 발탁이었지만 소속팀에서 선보이던 제기량을 펼쳐보였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새로운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옵션을 확보했다.
A매치 데뷔생 12명 중 2경기를 뛴 선수는 4명, 김봉수(대전·91분) 모재현(강원·61분) 이승원(김천·33분) 정승원(서울·16분)이다. 이중 출전시간이 가장 적은 미드필더 정승원이 유일하게 한-일전에 조커로 투입됐다. 포백으로 전환하는 전술적 판단에 따른 교체였지만, 홍 감독이 추격골이 간절한 상황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정승원 카드를 믿었다는 의미도 된다. 정승원 역시 강상윤과 마찬가지로 2선과 3선의 다양한 위치에서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 감독이 말한 '스리백에서 경쟁력을 보인 선수'는 A매치 데뷔생은 아니지만, 홍명보호에 처음 승선한 박진섭(전북)으로 추정된다. 박진섭은 중국전, 일본전에서 스리백의 가운데에 위치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미드필더 출신답게 압박을 하기 위해 전방으로 올라가는 타이밍, 수비라인을 조율하는 리더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왼발잡이 센터백 김주성(서울)과 김태현(가시마)은 스리백의 왼쪽, 오른발잡이 센터백 박승욱(포항)과 서명관(울산)은 스리백의 오른쪽을 각각 맡았다. 홍콩전에선 변준수(광주)가 박진섭 롤을 맡아 무실점 승리를 뒷받침했다. 비록 한-일전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홍 감독의 '마음속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가 있을 수도 있다. '홍심'이 26명 중 누구에게로 향했는지는 9월 친선 A매치 차출 명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용(수원FC)은 2013년 당시 27세의 늦은 나이에 홍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처음 뽑혀 동아시안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후 1년 뒤에 열린 브라질월드컵을 누빈 바 있다. 홍 감독이 "월드컵에 데려간다"라는 말은 공수표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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