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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MLB 드래프트에서 예상을 뒤엎는 '깜짝 픽'이 연달아 나왔다. 워싱턴 내셔널스가 15년 만에 얻은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최고 유망주 에단 홀리데이 대신 17세 고교생 엘리 윌리츠를 선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LA 에인절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도 각각 2·3순위에서 예상과 다른 선수를 지명하며 드래프트 초반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7월 14일(한국시간)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5 드래프트 1일차 결과를 발표했다. 상위 10순위 중 고등학교 선수가 7명을 차지하며 어린 유망주 선호가 두드러졌다. 특히 유격수 포지션 러시가 이어져 상위 14순위 중 7명이 고등학교 내야수로 채워지는 이색 풍경을 연출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1순위 워싱턴 내셔널스는 MLB 파이프라인 랭킹 1위 홀리데이 대신 5위 윌리츠를 전격 선택했다. 윌리츠는 17세 216일의 나이로 드래프트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전체 1순위 지명자가 됐다. 1987년 켄 그리피 주니어(17세 193일) 이후 가장 어린 1순위 픽이다.
드래프트 직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전문가들은 워싱턴이 홀리데이나 LSU 좌완 케이드 앤더슨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윌리츠의 잠재력과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워싱턴은 예상을 뒤엎는 선택을 했다. 마이크 드바르톨로 단장 대행은 "엘리가 우리 보드에서 최고 선수였다"라고 설명했다.
윌리츠는 "모든 야구소년의 꿈은 전체 1순위 지명"이라며 "2년 전에 적어둔 목표를 달성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클라호마주 포트 콥-브록스턴 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지난 시즌 타율 0.473, 출루율 0.602, 장타율 0.912의 야구게임 같은 기록했다. 스위치 히터이지만 좌타석에서 더 뛰어나며, 뛰어난 선구안과 성숙한 타격 능력을 갖춘 '완성형 고교생'이라는 평가다.
LA 에인절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도 각각 예상 밖의 선수를 지명하며 드래프트 전망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에인절스는 2순위에서 UC 산타바버라의 우완 투수 타일러 브레머를 선택했다. MLB 파이프라인 랭킹 18위인 브레머는 상위 5순위 안에 들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던 선수다.
브레머에게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었다. 어머니 제니퍼가 5년간 유방암 투병 끝에 지난 6월 11일 세상을 떠났고, 가족은 지난주 추모식을 치른 뒤 드래프트에 참석했다. 브레머는 "어머니가 몸이 허락하지 않을 때까지 모든 경기에 나와주셨다"며 "이상하게도 에인절스(천사들)로 가게 됐는데, 인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신기하다"고 말했다.
시애틀은 3순위에서 LSU의 좌완 케이드 앤더슨을 선택했다. 앤더슨은 이번 대학 월드시리즈에서 LSU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받은 '검증된 에이스'다. 시애틀의 스콧 헌터 아마추어 스카우팅 부사장은 "케이드가 우리 보드에서 거의 1위였다"며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해도 부족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관심을 모았던 홀리데이 형제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에단 홀리데이가 콜로라도 로키스의 4순위 지명을 받아 아버지 맷 홀리데이가 뛰었던 팀에 합류하게 됐다. 2022년 전체 1순위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된 형 잭슨과는 다른 팀이 됐지만, 가족의 야구 DNA를 이어받을 무대를 마련했다.
에단은 "며칠 전부터 콜로라도 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이 있었다"며 "어머니도 그런 느낌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아버지 맷은 "콜로라도는 우리 가족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팀"이라며 "아들과 구단 모두에게 멋진 스토리"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5순위로 테네시 대학의 좌완 리암 도일을 선택했다. 도일은 올 시즌 NCAA 디비전 1에서 가장 높은 삼진율(9이닝당 15.5개)을 기록한 '삼진 제조기'다.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6순위에서 캘리포니아 코로나 고등학교의 우완 세스 에르난데스를 지명했다. 흥미롭게도 같은 학교 출신인 빌리 칼슨이 10순위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지명되면서, 코로나 고등학교는 같은 드래프트에서 상위 10순위 안에 두 명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8순위에서 미시시피주 퍼비스 고등학교의 유격수 조조 파커를 선택했다. 파커에게는 쌍둥이 형제 제이콥도 있어, 토론토가 후반 라운드에서 형제를 함께 지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드래프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선수들도 나왔다. 애슬레틱스는 11순위에서 플로리다 스테이트 대학의 좌완 제이미 아놀드를 선택했다. 한때 전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됐던 아놀드가 11순위까지 떨어진 것은 예상 밖이었지만, 애슬레틱스 입장에서는 '로또'를 건진 셈이다.
드래프트 1일차는 3라운드까지 진행되며, 2일차에는 4라운드부터 20라운드까지 치러진다. 윌리츠라는 다크호스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서,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얼굴들이 메이저리그 무대로 향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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