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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26·LA 다저스)의 야구 인생에 졸지에 좌투수가 사라졌다. 콜업 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혜성이 좌투수를 상대로 전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김혜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결장했다.
지난 4일 빅리그 콜업을 받은 19경기에서 타율 0.366(41타수 15안타)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아직은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열었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28경기 타율 0.252. 콜업을 기대키 어려워 보이는 활약이었으나 토미 에드먼이 발목을 다쳐 10일자 부상자 명단(IL)에 이름을 올리며 기회를 잡았다. 김혜성은 빠른 발과 내외야를 넘나드는 수비, 예상을 뛰어넘는 컨택트 능력을 뽐내며 자리를 굳혀갔다.
그러나 에드먼이 돌아오며 급격히 기회가 줄기 시작했다. 에드먼은 19일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고 이후 9경기에 출전했다. 복귀 후 타율은 0.129(31타수 4안타)에 그쳤으나 로버츠 감독의 우선 순위는 단연 에드먼이었다. 이날도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물론 이날 김혜성이 결장한 가장 큰 이유는 선발 매치업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는 선발 투수로 좌투수 콜비 알라드를 등판시켰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2.05를 기록하고 있는 투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유격수로 무키 베츠, 2루수로는 우타자 미겔 로하스를 출전시켰다. 로하스는 올 시즌 타율 0.241, 좌투수를 상대로도 0.211에 그치고 있으나 로버츠 감독의 우선순위엔 김혜성보다 앞자리에 있었다. 에드먼의 좌투수 상대 타율도 0.170으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김혜성은 빅리그 콜업 후 철저히 플래툰 시스템에 의해 출전 여부가 결정됐다. 상대 선발이 우투수일 경우에만 출전 기회를 잡았다. 빅리그에서 43차례 타석에 나섰지만 좌투수 상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두 우투수에게만 거둔 성적이었다.
플래툰은 현대 야구에서 보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널리 활용되는 시스템이다. 다만 그 효과가 어느 정도라도 나타나야 설득력을 안겨줄 수 있다. 좌투수에게 약할 것이라는 예상만으로 단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김혜성을 대신한 타자들를 좌투수 상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로버츠 감독의 선택에 의구심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알라드가 4이닝 만에 4실점하고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김혜성은 대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다저스는 4-7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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