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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이 떠올리는 그때 류현진 폭풍 17K… "도전 어렵다" 단언, 류현진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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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는 KBO리그 역사가 새로 쓰인 경기이자, 아직도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는 경기다. 노히터와 같은 대업도 15년이 지나면 잘 기억이 안 나기 마련인데, 이 경기는 노히터도 완봉승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야구 팬들은 그 잔상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바로 한 경기(9이닝) 최다 탈삼진이 나온 경기다. 류현진(38·한화)이 그 주인공이었다. 류현진은 당시 선발로 나서 9이닝 동안 12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17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그리고 당시 기록한 한 경기 17탈삼진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갑자기 올해 이 기록이 회자되는 것은 리그에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속 150㎞대 중반의 힘 있는 공으로 상대 타자의 헛방망이를 유도하는 외국인 에이스들이 제법 많다. 실제 코디 폰세(한화)나 드류 앤더슨(SSG)의 경우는 9이닝당 탈삼진 개수만 놓고 보면 KBO리그 역대급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언젠가는 이 기록에 도전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제 폰세는 농담을 조금 섞어 류현진의 이 기록에 도전해보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17개의 삼진을 잡은 날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시 LG는 곤살레스가 선발로 등판한 가운데 이대형(중견수)-박경수(2루수)-이진영(우익수)-최동수(1루수)-조인성(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김태완(3루수)-김태군(포수)-이병규(좌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LG가 낸 1점은 이병규의 6회 솔로홈런에서 나왔다.

당시 류현진의 공을 처음으로 상대했던 선수이자, 리드오프로 나서 6회 내야안타를 하나 기록하는 등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한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그 경기를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창피한 일이었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니 류현진의 위대한 기억만 남았다.

17탈삼진 중 하나를 헌납(?)한 이대형 위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첫 타석에서 자신이 유격수 땅볼을 친 것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경기 첫 타자였는데, 당시 첫 타석에서 치고 내가 (동료들에게) 뭐라고 했는 줄 아나. '야, 오늘 (류현진) 공 안 좋아'라고 이야기했다"고 껄껄 웃으면서 "초구 구속이 시속 138㎞였다. 그 공에 유격수 땅볼을 쳤다. 그런데 갑자기 현진이가 쭉쭉 던지더니 삼진이 그렇게 많이 나왔던 것"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대형 위원은 "처음부터 전력 투구를 한 게 아니었다. 나중에 욕심이 났던 것 같다. (17탈삼진의) 마지막 타자가 (이)병규 형이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류현진이 왼손 타자에게는 안 던지던 체인지업까지 던졌다. 그만큼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원래 류현진을 만나면 우리 팀 타선이 안 좋았는데 그날은 공이 아예 안 보였다. 홈 플레이트에 걸치는 것조차 안 보였다. 그 정도로 좋았다. 우리도 11개, 12개가 되니까 조급해지고, '삼진만 먹지 말자'라고 했다. 그런데 (삼진을 면하려) 빨리 치려고 해도 공이 걸리지가 않더라. 워낙 공이 좋은 데다 현진이도 욕심이 생기니 막 꽂아댔다"고 당시 기억을 정리했다.

그렇다면 한 경기 17탈삼진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이대형 위원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위도 구위고, 타자들의 수준이 발전한 것도 있지만 역시 투구 수 문제다. 이대형 위원은 "17탈삼진이면 5이닝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도 두 개의 삼진을 더 잡아내야 한다. 그만큼 어렵다. 이번에 폰세도 12개를 잡았는데 그것도 엄청 많이 잡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삼진은 기본적으로 아무리 못해도 하나당 공 3개가 필요하고, 이것도 이론이지 실제로는 더 많은 공이 필요하다. 한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데 5개만 잡는다고 해도 17탈삼진이면 85개다. 퍼펙트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없는 만큼 못해도 투구 수 100개가 훌쩍 넘는다. 류현진은 당시 124개를 던졌다. 그러나 요즘은 선발 투수가 110구 이상을 던지는 일이 드물다. 대신 강한 공을 지정된 투구 수에 전력으로 던지는 게 트렌드다. 설렁설렁 던져서는 타자들을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록 당사자인 류현진의 생각도 비슷하다. 류현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즘 투수들의 실력을 평가절하하는 게 아니라 선발 투수의 투구 수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이유다. 류현진은 "그때에 비해서 지금은 선발 투수가 120개씩 던지는 상황이 아니다. 만약 지금도 그 정도의 개수를 던진다면 지금은 워낙 빠르고 좋은 공을 던지고 있어서 가능할 것 같은데, 이제 시대가 변한 만큼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17탈삼진을 기록한 류현진은 다시 그 기록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을까. 류현진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다. 없다"라고 했다. 괴물 자신도 그 기록 재도전은 생각하지도 않았을 만큼 그날이 특별한 날이었다. 이 답에서 이 기록의 난이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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