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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잇몸은 이빨만큼 강하다.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백업 선수들이 폭발적인 타력을 과시한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대파하고 2위로 올라섰다. 디펜딩 챔피언의 '뎁스'가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준 완벽한 승리였다.
KIA는 7월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13대 0으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8회 짜릿한 뒤집기로 7대 5 승리를 따낸 KIA는 그 기세를 몰아 주말 3연전 2승으로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45승째를 수확한 KIA는 공동 2위 롯데와 LG를 제치고 단숨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김호령과 고종욱이었다. 7번 타자로 나선 김호령은 2회 시즌 첫 홈런인 솔로포를 시작으로 5회 무사 만루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5타수 3안타 5타점 3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호령이 한 경기 2홈런을 때려낸 것도, 만루 홈런을 날린 것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최근 신들린 타격을 자랑하는 리드오프 고종욱도 1회 선두타자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1군 콜업 이후 19경기에서 타율 0.429, 2홈런 9타점 8득점 2도루, OPS 1.076의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고종욱은 최근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팀의 상승세를 견인하는 중이다.
1루수 오선우 역시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3루수 김도영의 부상 이탈로 생긴 내야 공백을 비집고 들어온 오선우는 꾸준한 타격으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도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소크라테스에 대한 그리움과 '위기설'을 잠재웠다.
KIA 타선은 이날 총 17안타를 몰아치며 롯데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1회부터 홈런 두 방으로 2점을 선취한 KIA는 2회에도 김호령의 솔로포가 터지며 기세를 이어갔다. 무사 만루에서 김호령이 바뀐 투수 정현수를 상대로 중월 만루포를 작렬하며 10대 0을 만들었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넘치는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은 KIA 선발 김도현은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쳐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반면 최근 부진에 빠진 롯데 국내 에이스 박세웅은 4이닝 11피안타 8실점으로 난타를 당하며 시즌 6패째를 떠안았다.
이빨 빠진 호랑이의 잇몸 야구가 놀라움을 준다. KIA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지난해 MVP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박찬호, 김선빈, 나성범, 박정우 등 주전들의 줄부상이 이어졌다. 부상자 속출에 한때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승률 5할이 붕괴하는 위기도 겪었지만, 디펜딩 챔피언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발휘했다.
주전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백업 선수와 신인급 선수들이 살려내며 KIA의 반등을 이끌었다. 오선우, 김석환, 고종욱, 김호령, 박민, 김건국을 비롯해 신인 투수 성영탁, 이호민 등이 일제히 맹활약한 KIA는 6월 이후 29경기에서 19승 2무 8패 승률 0.704로 고공 행진을 하는 중이다. 5월까지 -1이었던 승패마진은 어느새 +9로 흑자 전환됐다.
최근 방망이에 불이 붙은 고종욱의 경우 지난달 6일에야 처음 1군에 콜업됐다. 개막하고 70일 넘게 2군에서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얻은 기회였다. 올해 나이 36살로 은퇴 위기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루고 있는 고종욱은 최근 6경기 동안 22타수 12안타 1홈런 7타점, 타율 0.545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호령 역시 2015년 KIA에 입단한 뒤 리그 정상급 중견수 수비 실력을 보여주며 주목받았지만 타격 약점 탓에 백업 선수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4월 말 1군에 올라온 뒤 일취월장한 타격 실력을 보여주며 KIA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KIA는 이번 롯데전을 앞두고 외국인 '원투 펀치'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를 피로 회복과 부상 방지를 위해 1군 엔트리에서 차례로 제외시켰다. 그럼에도 4일에는 윤영철, 5일에는 김도현 등 국내 투수들이 호투해 연승을 이어갔다. 한때 9경기차까지 벌어졌던 1위팀과의 승차는 이제 불과 3경기다. 디펜딩 챔피언의 2년 연속 우승 꿈이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편, 잠실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를 6대 2로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0대 1로 끌려가던 5회말 추재현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 정수빈의 적시타, 제이크 케이브의 적시 3루타로 대거 5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다. 선발 최원준은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16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창원에서는 SSG 랜더스가 선발 미치 화이트의 역투와 최정의 홈런으로 NC 다이노스를 6대 1로 완파했다. 최정이 1회 솔로 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았고, SSG는 4회 정준재와 최지훈의 적시타로 대거 4득점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화이트는 시즌 7승째를 수확했다.
대구에서는 삼성 라이온즈가 난타전 끝에 7대 6으로 LG 트윈스를 잡고 3연승을 달렸다. 류지혁은 이틀 연속 3안타 경기에 오늘은 4타점까지 기록하며 타율 0.301로 3할대에 진입했다. LG는 리드오프 신민재가 4안타로 분전했지만 패배하며 롯데와 함께 2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고척에서는 선두 한화 이글스가 연이틀 접전 끝에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6대 4로 꺾었다. 2대 3으로 끌려가던 8회초 채은성의 역전 투런포로 4대 3 역전에 성공했고, 8회말 동점을 내줬지만 9회초 다시 루이스 리베라토와 문현빈의 연속 적시타로 2득점해 승리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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