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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 앞에 장사 없다...정현수-최준용-정철원, 과부하 걸린 롯데 필승조 연쇄 붕괴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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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내내 제기됐던 우려가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롯데 자이언츠가 자랑해온 승리조 불펜진이 7월 들어 연쇄 부진을 보이며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시적 우연일까, 아니면 김태형 감독의 '독한 불펜야구'가 마침내 한계를 드러낸 것일까.


롯데는 7월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0대 13으로 대패했다. 선발 박세웅이 4이닝 11피안타로 무너진 것도 아쉬웠지만, 더 큰 충격은 그동안 불펜 에이스로 활약해온 정현수가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5실점으로 붕괴한 장면이었다.


무사 2, 3루에서 등판한 정현수는 첫 타자 최원준에게 5구만에 볼넷을 허용해 만루를 만들었고, 이어 김호령에게 데뷔 첫 만루홈런을 얻어맞아 0대 10의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한준수와 김규성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고종욱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김상수로 교체된 정현수의 평균자책은 경기 전 2.87에서 4.31로 치솟았다. 사흘 쉬었다고는 해도 전반기 내내 무리했던 선수를 이미 0대 6으로 점수차가 큰 경기에서 등판시킨 것이나, 0대 10으로 벌어진 뒤에도 계속 던지게 한 기용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이런 부진은 정현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롯데 불펜의 또 다른 축인 정철원도 최근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월 29일 KT전에서는 아웃 하나 못 잡고 1볼넷 2사구로 2실점하며 강판당했고, 7월 2일 LG전에서도 0.1이닝 동안 3피안타로 2실점했다. 최근 2경기에서 0.1이닝 4실점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평균자책이 4.08에서 4.95로 급등한 상황이다.


4일 경기에서 0.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최준용의 경우도 우려스럽다. 최준용은 2일과 3일 LG전에서 각각 1.1이닝씩 무실점으로 던진 뒤 4일 경기에 또 투입됐다가 결국 두들겨 맞았다. 최준용은 이날 전까지 시즌 3연투가 한 번도 없던 선수였다. 부상이 잦은 선수라 관리가 필요한데도 3연투를 강행한 결과는 처참한 대량실점이었다.


4일 경기에서는 또 다른 주축 불펜 김강현마저 2타자를 상대로 1안타 1볼넷을 내주고 아웃카운트를 못 잡은 채 강판당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롯데 불펜진의 이런 부진은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현수는 이미 51경기 등판으로 리그 최다 등판 투수다. 2연투 21차례에 3연투 5회로 두 부문 역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현재 페이스라면 86경기 36연투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역대 한시즌 최다 등판은 85경기가 최고 기록이고, 연투는 2013년 이후 기준 29연투가 최다 기록이다. 정현수는 두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울 기세다.


정철원 역시 43경기 등판에 14연투, 3연투 2회를 기록하며 과부하가 단단히 걸린 상태다. 김강현도 43이닝으로 최다 6위, 멀티이닝 15회로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승리조 불펜진 전체가 전반기 내내 리그에서 가장 혹독한 혹사에 시달렸던 롯데다.


"투구수가 적다", "이닝수가 많지 않다"는 옹호론도 나오지만 불펜 투수들이 대기하며 던지는 연습구를 생각하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실제로는 등판하지 않아도 불펜에서 몸을 풀며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기가 계속되면 피로가 쌓여서 과부하로 이어진다.


롯데 이전에 가장 혹사가 심했던 팀으로는 2015년 김성근호 한화 이글스가 있다. 당시 한화는 극단적인 불펜 혹사로 9월까지 5위권을 맴돌며 선전했지만, 결국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초반 미리 당겨쓴 투수 할부가 후반기에 이자 폭탄으로 돌아오면서 무너져 내렸다.


롯데 역시 전반기 내내 불펜의 힘으로 상위권을 버텨왔지만 최근 들어 불안한 징조들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상반기 내내 쌓인 피로가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 과연 롯데가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지, 일주일의 올스타 브레이크가 불펜진에게 충분한 회복의 시간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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