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뉴스



본문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하성(30·탬파베이)은 탬파베이와 2년 보장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어깨 수술 여파 탓에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는 훨씬 낮았지만, 곳곳에 안전장치를 걸어놨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협상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김하성은 올해 1300만 달러, 내년에 1600만 달러의 연봉이 '보장'된다. 김하성이 지난해 시즌 뒤 어깨 수술을 받았고, 올해 상당 기간에 결장할 것으로 미리 예고가 된 상황이라 올해 연봉과 내년 연봉이 조금 달랐다. 대신 두 가지 조건이 붙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옵트아웃(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자격이었다.
김하성은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을 할 수 있다. 다시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FA 시장에 나가야 그만큼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보라스는 김하성이 올해 5월 이후 복귀해 자신의 몸 상태와 경기력에 대한 건재를 과시한 뒤, 2025년 시즌 후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전략을 짰다. 메이저리그에서 옵트아웃 조항을 가장 잘 활용하는 에이전트다운 승부수였다.
김하성이 지금껏 쌓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연간 2000만 달러의 가치는 충분히 가지고 있는 선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어깨 수술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 금액을 그대로 확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 좋은 활약을 하고 우려를 잠재우면 다음 계약 때는 이 수준의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자금력이 타 팀에 비해 넉넉하지 않은 대표적인 '스몰마켓' 클럽인 탬파베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탬파베이는 리그에서도 최고의 유격수 유망주로 뽑히는 카슨 윌리엄스가 메이저리그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김하성은 윌리엄스까지 가는 든든한 다리로 봤다. 설사 김하성이 2025년 시즌 뒤 옵트아웃을 한다고 해도 윌리엄스가 뒤에 붙을 수 있었다. 김하성이 조항을 활용하지 않아도 내년 연봉 1600만 달러는 오버페이가 아니라고 봤다. 서로 윈윈이다.
여기에 올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500만 달러였다. 200만 달러(약 27억 원)의 '보너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김하성이 시즌 326번째 타석에 들어선 뒤부터 적용된다. 그리고 525번째 타석마다 1만 달러(약 1370만 원)가 지급돼 총액 200만 달러다. 김하성도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다만 올해 보너스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의 재활이 늦어진 까닭이다. 김하성은 당초 5월 초면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선수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재활 과정이 조금 늦어졌고, 탬파베이도 김하성을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최대한 신중하게 재활에 임하길 바랐다.
이에 재활 경기 일정도 최대한 길게 잡았고, 하필이면 햄스트링 쪽의 가벼운 불편감 때문에 재활 경기 일정이 열흘 이상 더 길어지며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 수에는 손해를 봤다. 이에 올해 보너스를 수령할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탬파베이는 7일(한국시간)까지 시즌 90경기를 했다. 남은 경기는 72경기다. 72경기에 모두 꼬박꼬박 나가 하루 평균 네 타석을 소화한다고 해도 288타석이다. 산술적으로 72경기에 다 나가기도 어려운 만큼 올해 326타석 이상을 소화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햄스트링 불편감으로 경기를 날린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만 오히려 확실한 몸 상태에서 건강하게 뛰는 게 장기적인 FA 대박을 위해서는 더 나을 수도 있다. 200만 달러 보너스를 받자고 무리하게 뛰는 바에는, 후반기 좋은 성적만 거두면 총액이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5일 복귀전에서 3루 도루 중 종아리 쪽에 경련을 느낀 김하성은 6일과 7일 경기에는 치료에 전념했고 이후 복귀를 노리고 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