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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KIA 감독도 현역 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3루수로 이름을 날렸고, 평균적인 선수들보다 훨씬 더 오래 현역 생활을 했다. 나이가 들었을 때 신체적으로 찾아오는 변화와 한계에 대해서 잘 안다.
그런 이 감독은 한 선수를 두고 놀랍다고 말한다. 팀 핵심 타자이자, KBO리그 최고령 타자인 최형우(42·KIA)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타격 능력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전성기를 이미 지났다고 평가됐고, 실제 그런 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팀 주축 타자들이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 최형우 하나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올 시즌이다. 최형우는 24일까지 시즌 47경기에서 타율 0.337, 9홈런, 3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1을 기록했다. 타율 3할 이상, 출루율 4할 이상, 그리고 장타율 0.500 이상을 말하는 이른바 '3-4-5' 클럽의 일원이다. 당연히 최고령 멤버다. 24일 현재 리그 OPS 1위 선수다. 아직 시즌 중반이기는 하지만 대단한 성적이다.
여전히 득점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해결사다. 워낙 경험이 풍부하고, 여기에 신체적으로 좋은 리듬을 가지고 있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타격 능력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보통 나이가 들어도 투수들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 길목을 잘 파악하는 측면은 있지만, 동체 시력이 떨어지거나 한 번 밸런스가 깨졌을 때 이를 회복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마련인데 최형우는 전혀 그렇지 않다.
워낙 성실한 자기 관리가 돋보이는 선수다. 철저하게 루틴을 지키고, 필요하면 누구보다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는 선수다. 가장 먼저 타격 훈련을 시작해 땀에 흠뻑 젖을 정도까지 방망이를 돌린다. 말 그대로 성에 찰 때까지 훈련을 하는 선수다. 기술과 그런 노력이 어우러져 42세 시즌에도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이미 누적 성적으로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지만, 이 40대 성적은 앞으로 누가 깰 수 있을지가 불투명할 정도의 대업이다.
이쯤되자 많은 팬들은 최형우의 향후 거취를 궁금해 하고 있다. 우선 최형우는 자신의 현역 은퇴 시점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 보통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언제쯤'이라는 대략적인 계획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최형우는 매년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경쟁력이 있으면 계속 현역을 이어 가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면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타격 성적을 보면 앞으로 못해도 1~2년 이상은 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간혹 외야수로 뛰기도 하지만 주로 지명타자로 뛰는 선수라 체력적인 부분은 큰 문제가 없다. 공격 생산력이 떨어지면 한 선수를 고정 지명타자로 쓰는 것은 팀에 비효율적인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최형우의 지금 성적은 그냥 한 자리를 줘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가 관심을 모은다. 최형우는 이미 두 차례 FA 자격을 행사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한 최형우다. 당시 계약은 KBO리그 역사상 첫 100억 원 계약이었다. 그리고 그 4년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47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했다.
이 계약은 2023년으로 끝났고, 최형우는 2024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다시 취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KIA와 1+1년 총액 22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했다. +1년, 즉 2025년 옵션은 자동 실행됐다. 2025년 시즌이 끝나면 세 번째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다.
최형우는 당연히 C등급이고, 이에 구단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보상 선수가 없다. 보상금이 만만치는 않지만, 최형우의 지금 활약이라고 하면 영입전이 벌어지는 상상 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보상금은 샐러리캡에 잡히지도 않기 때문이다. KIA도 최형우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한 만큼 적정 가치 산정에 고민이 꽤 클 전망이다. 43살의 선수를 놓고 FA 쟁탈전이 벌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오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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