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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알렉 감보아(28)가 1군 데뷔전에서 기대와 우려를 모두 남겼다.
감보아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4.2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5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5㎞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롯데는 올 시즌 에이스로 기대했던 찰리 반즈가 8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ERA) 5.32로 부진했다. 지난 3시즌 연속(2022~2024시즌) 3점대 ERA를 기록하며 총 32승을 챙겼지만, 올 시즌에는 좀처럼 반등할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4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왼쪽 견갑하근 손상 진단까지 받아 교체가 불가피했다.
결국 롯데는 13일 반즈를 웨이버 공시했고, 14일 감보아와 계약했다. 감보아는 21일 삼성과 퓨처스(2군) 경기에서 첫선을 보였고, 이날 3이닝 동안 3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군경기에서 강력한 구위를 뽐낸 감보아의 1군 데뷔전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에 앞서 “감보아가 오늘은 90구 정도를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1선발을 바꿨다. 그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위는 강력했다. 공을 숨기는 동작인 디셉션도 눈에 띄었다.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투구폼이었다. 1회말 이재현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김지찬과 김성윤을 모두 삼진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말 4점을 허용한 과정이 좋지 않았다. 2사 1루 상황에서 박승규에게 우전안타, 이성규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김지찬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내야안타가 됐다. 2루를 밟은 이성규의 오버런으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릴 기회가 왔지만, 3루 주자 박승규의 기민한 홈 쇄도에 2점째를 내줬다.
다음이 문제였다. 이재현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성윤 타석 때 오랫동안 땅을 바라보는 투구 준비자세를 취했는데, 그 사이 주자 3명이 모두 질주했다. 3루 주자 이성규는 일찌감치 홈을 밟았고, 감보아가 뒤늦게 3루에 송구했으나 2루 주자 김지찬이 세이프됐다. 1루 주자 이재현도 안전하게 2루를 밟았다. 2사 후에만 4점을 내주면서 집중력이 크게 흔들렸다.
이후의 대처는 칭찬할 만했다. 3회말부터 5회말 2사까지 내야안타와 몸에 맞는 볼 하나만 허용했다. 투구수가 불어나긴 했지만, 대량실점 이후 침착하게 본인의 투구를 이어나간 점은 앞으로를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장타를 억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것도 이날의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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