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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안재석이 또 한번 팀을 구했다.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는 초반 치열한 방망이 대결에서 시작돼 후반 피말리는 불펜 싸움으로 이어지는 혈투였다. 연장 10회까지 간 승부는 안재석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두산이 7대 6 승리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
경기 전 양 팀 감독들은 '타격전'을 예감했다. 전날 1대 14로 대패한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요즘 삼성 타선의 컨디션이 정말 좋아서, 우리도 같이 (타격으로) 맞불을 놓지 않으면 쉽지 않겠더라"고 경계심을 보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타자들의 페이스가 워낙 올라와 있다"며 타선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두 감독의 예상은 초반에는 정확히 들어맞았다.
경기는 두산의 맹공으로 시작됐다. 1회말 1번타자 안재석이 안타로 포문을 열자, 최원태를 상대로 통산 20타수 9안타 2홈런의 극강 상성을 자랑하는 강승호가 2루타를 날려 단숨에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제이크 케이브의 희생플라이와 양의지의 중전안타로 2대 0을 만든 두산은 오명진의 유격수쪽 내야안타로 추가점까지 올렸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판독 요청이 적중해 세이프로 뒤바뀌며 3대 0이 됐다.
2회에도 두산의 맹공은 계속됐다. 2사 후 강승호가 또다시 최원태를 상대로 안타를 쳐냈고, 케이브가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5대 0까지 리드를 벌렸다. 전날의 참패를 씻어내려는 두산 타선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불타오른 삼성의 타격감 앞에 5점 차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3회초 류지혁의 2루타와 김지찬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삼성은 4회초에도 안타 2개와 김영웅의 내야땅볼로 추가점을 올려 2대 6으로 따라붙었다.
진짜 반격은 5회초에 시작됐다. 1사 후 이재현이 9구 승부 끝에 2루수쪽 내야안타로 출루하고, 2아웃 후 김지찬의 볼넷으로 1, 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두산이 선발 최민석을 내리고 박신지를 투입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구자욱이 우익선상쪽 2루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4대 6을 만들었고,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를 고의4구로 걸러낸 두산의 작전도 무력했다. 김성윤이 우전안타로 또 하나의 점수를 올려 5대 6, 1점차까지 추격했다.
삼성은 7회초에 기어이 동점까지 만들어냈다. 바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선두 박승규이 투수 종아리를 직격하는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다. 김지찬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된 상황에서 구자욱이 2루수 글러브를 맞고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날려 6대 6 동점을 이뤘다.
동점 이후부터는 양 팀 불펜진들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두산은 이병헌(7·8회 1.2이닝 무실점), 김택연(9회), 박치국(10회)이 차례로 마운드를 지키며 실점 없이 버텨냈다. 삼성도 이호성, 이승민, 김태훈, 배찬승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팽팽한 승부를 연출했다.
양 팀은 주력 불펜투수를 총동원하며 상대의 득점 기회를 틀어막았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운명의 연장 10회, 9회부터 올라온 삼성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이날 100% 출루를 기록한 박준순이 또다시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했다.
오명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이유찬이 삼진으로 물러나 2아웃이 됐다. 여기서 김재윤이 정수빈에게 2볼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자 삼성 벤치는 자동고의볼넷으로 1루를 채웠다. 9회말 양의지를 거르고 김민석과 상대해 성공한 작전을 다시 한번 꺼내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두산 팀내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안재석은 김재윤의 초구 포크볼을 과감하게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총알처럼 뻗어간 타구는 잠실 펜스 앞까지 굴러갔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안재석의 끝내기 안타는 시즌 23번째, 통산 1,345번째이자 개인 2번째 끝내기였다.
끝내기의 주인공 안재석은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2번타자 강승호도 2안타로 활약했다. 케이브는 홈런을 포함한 2안타 3타점, 박준순은 3안타와 볼넷 2개로 완벽한 출루율을 자랑했다.
두산 선발 최민석은 4.2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초반 5대 0리드를 지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7회 1아웃에 올라온 이병헌이 1.2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김택연과 박치국이 뒤를 이었다.
삼성은 구자욱이 2안타 3타점, 박승규와 김성윤도 각각 2안타로 활약했지만 승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선발 최원태가 3이닝 동안 9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고, 최근 투구 내용이 좋았던 마무리 김재윤이 마지막에 결승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극적으로 5연패에서 탈출한 두산은 53승 5무 64패로 8위 KIA와 4경기 차를 유지했다. 삼성은 60승 2무 60패로 다시 5할 승률로 돌아왔지만 6위 자리는 그대로 지켰다. 앞서 8월 15일 잠실경기에서도 연장 11회 안재석의 끝내기 홈런을 시작으로 7연승을 달렸던 두산이다. 이날 승리가 다시 한번 상승세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경기 후 "연패가 길어지면서 부담감이 컸는데 모든 선수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오늘 3안타를 친 박준순이 연장 10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볼넷을 얻어내며 귀중한 출루를 했고, 이어진 찬스에서 안재석이 초구부터 아주 자신 있는 스윙으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었다"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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