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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1경기밖에 못 뛰더라도 피치 안팎에서 젊은 선수단을 이끄는 손흥민의 리더십은 정말 소중하다. 그에게 주장직을 2년 더 맡겨야 한다(Give Son another two years as captain)."
토트넘 현지 팬들은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10년 헌신을 알고 있다. 완만한 하락세에도 피치와 로커룸 두루 긍정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캡틴 손'의 가치를 인지하고 한국인 역대 최고 공격수와 동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피력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팬 라이터 칼럼을 통해 손흥민 재계약 여부를 둘러싼 이슈를 보도했다. 이후 팬들 의견을 정리해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름다운 동행'을 입에 올리는 팬이 많았다. '샐리'라고 밝힌 팬은 "손흥민에게 2년 재계약을 안겨야 한다. 도움 기록(리그 9도움)은 여전히 높고 올여름 새 얼굴을 영입해 더 나은 스트라이커와 함께 뛰게 된다면 득점 역시 예년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17년 만에 팀 트로피 획득에 공헌한 주장을 향해 강한 지지 의사를 보였다.
손흥민 잔류를 원하지만 선수 뜻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만일 손흥민이 새로운 도전을 원해 북런던을 떠날 경우 그를 기리는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등등했다.
'찰리'라고 알린 팬은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이끄는 팀이라면 손흥민은 (재기하는 데 있어) 이득을 볼 것 같다. 차기 시즌엔 그에게 우선 기회를 주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내년 3~4월께 선수가 재계약을 원한다면 구단은 필히 제안해야 한다. 원치 않는다면 손흥민 동상을 세우고 그를 FA로 보내줄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진정한 성인군자(an absolute saint)였기 때문"이라며 주축 공격수로서 기량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경기장 안팎에서 쌓아올린 팀을 위한 헌신과 팬을 향한 애정에 대해 스퍼스가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담'이란 팬 역시 "안타깝게도 손흥민은 최근 3시즌 중 두 시즌이나 성적이 좋지 못했다. 국가의 기대와 경기 시간, A매치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긴 이동거리 등이 (기량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그는 영원한 스퍼스 레전드다. 이적을 원한다면 어디로든 보내주고 손흥민을 위한 동상을 세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잔류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인 공격수 발자취를 오래도록 기릴 조각상 제정 필요성을 힘줘 말했다.
이번 여름 손흥민은 이적설 중심에 서 있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복수의 사우디아라비아 구단과 2019년부터 3년간 호흡을 맞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페네르바흐체(튀르키예)와 강하게 연결돼 있다. 다만 토트넘에서의 미래가 결정될 타임라인은 오는 '8월 3일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 한국을 포함해 이번 여름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가 종료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거취 윤곽이 선명해질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BBC는 지난 18일 "토트넘의 방한이 사우디 관심을 받는 손흥민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손흥민은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있지만 떠난다 하더라도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은 투어 주최 측과 사이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한국인 주장이 투어에서 빠지는 상황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 전했다.
토트넘은 다음 달 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경기를 치른 뒤 한국으로 넘어와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을 상대한다. 2022년, 2024년에 이어 3번째로 한국을 찾는 스퍼스인데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이 아니었다면 기획조차 되지 않았을 방한이다. 따라서 손흥민 방문을 전제로 투어 계약이 이뤄졌을 확률이 매우 유력하다.
BBC 역시 "여름 투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에 수익성이 높은 행사이며 손흥민은 토트넘 방문에 있어 상업적 매력의 핵심 요소"라면서 "소식통에 따르면 투어 중 다양한 활동에 손흥민이 참여하는 것으로 이미 합의됐으며 토트넘은 그 계획을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고 적었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아직 손흥민 이적과 관련해 어떠한 공식 제안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 탓에 현재 손흥민 거취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변수는 프랑크 신임 감독의 차기 시즌 구상이다. 토트넘은 지난 2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임대로 데려온 마티스 텔을 완전 이적으로 품었고 아울러 프랑크 감독이 브렌트퍼드 재임 시절 중용한 브라이언 음뵈모, 요안 위사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다. 지난 시즌 11골 6도움으로 리그앙 득점 5위, 도움 7위에 오른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 윙어 에반 게상(23, 니스)과도 이미 1차 접촉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TBR 풋볼'은 "토트넘과 리즈 유나이티드가 23살의 공격수 게상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두 팀 모두 선수 에이전트와 만나 대화 테이블을 일찌감치 꾸렸다"고 보도했다.
텔과 음뵈모, 위사와 게상 모두 손흥민과 일정 부분 포지션이 겹치는 측면 자원이란 점에서 손흥민이 프랑크 감독 구상에서 배제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 시즌 공식전 11골 12도움(리그 7골 9도움)으로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지닌 데다 팀 내 정신적 지주 역할도 수행하는 손흥민이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 중용될 가능성 역시 소수의견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운명이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건 손흥민이 토트넘 레전드로 남는 건 확실하다. 454경기 173골 95도움을 쓸어 담은 그는 이미 해리 케인과 함께 2010~2020년대 토트넘을 상징하는 '얼굴'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시즌엔 케인도 못 이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토트넘의 17년 만에 트로피이자 41년 만에 유럽대항전 우승으로 구단 역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찍은 공격수가 손흥민인 것이다.
현지 팬들 마음 속엔 '손흥민은 토트넘 레전드'라는 인식이 단단히 뿌리박혀 있다. "케인이 떠날 때도 재계약을 맺었고 몇 년 전이었다면 유럽 자이언트 클럽으로 쉽게 이적할 수 있었을 선수"란 의견부터 "손흥민에게 주장직을 2년 더 맡겨야 한다. 일주일에 1경기밖에 못 뛰더라도 경기장 안팎에서 젊은 선수단을 이끄는 그의 리더십은 정말 소중하다"는 주장까지 대다수가 공감을 표하는 견해를 쭉 살피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참 명제다. 10년 가까이 토트넘에서 활약했고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어떤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를 충실히 증명한 공격수다. 아시아인 최초 유럽 5대리그 득점왕(골든부트) 수상과 주장 완장, 유로파리그 우승, 토트넘 역대 기록 경신까지 손흥민은 분명 스퍼스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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