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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2023년 장타력 보강을 위해 좌타 거포 자원인 브라이언 오그레디(33)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오그레디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3년간 뛴 경력도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일본프로야구 경력도 가지고 있었다.
힘과 한 방이 있는 타자인 데다 동양 야구에 대한 적응도도 있어 기대를 모았다. 한화로서는 당시 팀 타선에 장타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그레디의 활약상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그레디는 한화의 외국인 선수 악몽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전락했다. 1군 22경기만 뛰고 퇴출됐다. 일찌감치 퇴출 결정을 내려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시범경기부터 정확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던 오그레디는 정규시즌 22경기에서도 타율 0.125, 출루율 0.174, 장타율 0.163에 그치면서 최악의 성적과 함께 팀을 떠났다. 기대를 모았던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배트에 공을 정확히 맞히지도 못하는데 홈런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한화 구단 역사상 최악의 외국인 계약 사례이자, 리그 전체를 따져도 부상이 아닌 이상 이 정도 '폭망'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그레디의 당시 계약은 90만 달러였고, 이중 70만 달러(약 10억 원)가 보장 금액이었다. 20만 달러의 인센티브는 거의 따내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어쨌든 10억 원을 먹튀한 셈이 됐다. 한화도, 오그레디도 원하지 않았던 시나리오였다.
한국에서 철저히 실패한 오그레디는 현역을 이어 가고 있다. 수준 높은 리그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야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본과 한국에서 제법 많은 연봉을 받기도 했다.
오그레디는 한화에서 방출된 뒤 독립리그에서 계속 뛰었다. 호시탐탐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부름을 기다렸으나 아직 마이너리그 계약조차 제안받지 못했다. 독립리그에서의 성적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다 오그레디는 올해 멕시칸리그로 거처를 옮겼다. KBO리그에서 뛰던 선수들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멕시칸리그에서 21경기에 나갔다. 올해 타율 0.301, 5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8을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아주 화려한 것 같지만, 멕시칸리그는 전형적인 타고투저 리그다. 멕시코라는 나라 자체가 고지대에 위치한 도시가 많다. 수도인 멕시코시티는 해발 2300미터에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구가 잘 날아가고, 필연적으로 타자들이 유리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래서 오그레디의 성적 자체가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리그 평균 이하의 성적도 아니다.
최근에는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해 홈런을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이나 아시아 무대 복귀 가능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현역에서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 셈이다.
한화는 오그레디의 실패 이후 여러 외국인 선수들을 활용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24년 영입한 요나단 페라자도 결국 시즌 초반의 기세를 이어 가지 못한 채 퇴출됐고, 2025년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에스테반 플로리얼 또한 공격에서 기복이 심한 데다 부상을 입어 팀을 떠났다. 플로리얼의 부상 기간 때 영입한 선수가 그나마 가장 좋은 활약을 한 현재 외국인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다.
리베라토는 현재 오그레디가 뛰고 있는 멕시칸리그에서 뛰다 한화의 눈에 들어왔다. 리베라토는 멕시칸리그 29경기에서 타율 0.373, OPS 1.138을 기록했다. 오그레디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적이다. 리베로타가 오그레디의 잔혹사를 깨끗하게 지워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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