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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 자진 사퇴…'국민 타자'에서 '불명예 퇴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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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이승엽 감독이 결국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시즌 초반 팀의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국민타자'로서 선수 시절 온 국민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승엽 감독은 결국 시즌 도중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불명예 퇴진을 면치 못했다.


두산은 2일 "이승엽 감독이 오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두산은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세 시즌 간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의 지휘봉을 잡으며 팀의 제11대 감독 자리에 올랐다.


계약 조건은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으로, 신임 감독의 연봉이 2억원~2억500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이는 이승엽 감독의 선수 시절 성과를 예우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 역대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KBO리그 통산 1906경기 타율 0.302 467홈런 1498타점 성적을 거뒀다.


1999년 54홈런을 쏘아올리며 KBO리그 최초 5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 감독은 2003년에는 56홈런을 터트리며 당시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은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도 10차례나 수상했다.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거포 본능을 발휘하며 홈런 타자로서 맹위를 떨쳤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프로야구에서 8시즌을 보냈음에도 KBO리그 개인 통산 467홈런을 기록, 지난해 최정(SSG 랜더스)이 기록을 깨기까지 8년 간 통산 홈런 순위표 가장 꼭대기를 지켰다.


일본에서 기록한 159홈런을 더한다면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홈런 기록은 무려 626개에 달한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여전히 이승엽 감독이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작성한 56홈런은 20년 넘게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으로 깨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내며 '국민타자'라는 칭호까지 손에 넣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8회 때려낸 투런포는 여전히 한국 야구사 최고의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KBO리그 사상 첫 은퇴 투어를 펼친 것도 이승엽 감독이었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제외하고는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던 이승엽 감독이지만 스스로도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더 준비하고 노력하고 공부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두산 역시 비록 지도자 경험은 부족하지만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하면서 쌓은 경험과 해설위원으로서 넓힌 견문 등을 고려해 구단 쇄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그해 7월 무려 11연승을 달성하며, 두산의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우는 등 초보 감독으로서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의아한 불펜 기용이나 답답한 전략이 계속되며 '감독' 이승엽을 향한 비판도 거세졌지만, 결국 5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분명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데뷔 시즌에 팀을 포스트시즌까지 올려놓았다. 그것도 직전 시즌 9위를 기록할 정도로 전력이 약화된 팀의 성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이승엽 감독을 향한 시선은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잦은 퀵후크(선발투수 3실점 이하에도 6회 이전 강판)로 인해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며 비난이 거세졌다.


특히 애초에 선언한 바와 달리 신인 김택연을 무리하게 기용하면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지난해 시즌 도중 마무리 보직을 꿰찬 김택연은 신인임에도 60경기에 등판해 65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17차례나 멀티 이닝을 소화, 3연투도 두 차례 나오면서 혹사 논란에도 휩싸였다.


우여곡절 끝에 두산은 결국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으나, 5위 KT 위즈에게 두 경기를 내리 내주며 KBO 역사상 처음으로 5위 팀 '업셋'의 희생양이 됐고, 성난 팬심은 잠실구장 앞에 모여 이승엽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주 박정원 두산 회장이 스프링캠프 현장을 찾아 "4위, 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뼈 있는 격려를 하는 등 두산은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이승엽 감독 역시 계약 마지막 해인 만큼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의지를 수차례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은 23승 3무 32패를 기록, 리그 9위에 자리하고 있다.


개막 전부터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곽빈과 홍건희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도 시즌 초반부터 감기 몸살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두산은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콜어빈도 최근 부진이 심해지며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 팀의 반등 동력도 약해졌다.


시즌 초반부터 리그 하위권을 전전했던 두산은 지난 1일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도 답답한 경기력을 펼치며 이틀 연속 0-1 패배를 당했고, 이승엽 감독 역시 거센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이승엽 감독은 6월의 시작과 동시에 자진 사퇴를 선언,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쓸쓸히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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