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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탓' 투헬의 잉글랜드 대표팀 졸전 논란...변명인가 진실인가
뉴스관리자
2025-06-09 08: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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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가 부족했다. 긴장감이 없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이 안도라전 1-0 승리 뒤 선수들을 향해 날린 쓴소리다. 세계 랭킹 173위 약체를 상대로 간신히 승리를 거둔 잉글랜드 대표팀. 그러나 투헬 감독의 날 선 평가가 '변명'인지, 아니면 '진실'인지 팬들의 시선이 엇갈린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마지막 20분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긴장감도, 월드컵 예선답게 임하려는 태도도 없었다. 몸짓, 표정, 모든 게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경기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잉글랜드는 83%의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거의 만들지 못했다. 전반에는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경기 후에도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잉글랜드는 당시 노니 마두에케의 크로스를 받은 해리 케인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다. 케인은 자신의 A매치 72번째 골을 기록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투헬 감독은 "전반 20~25분까지는 괜찮았지만 그 후에는 완전히 경기 주도권을 잃었다. 긴장감이 떨어졌고, 마무리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경기에는 선수들이 피곤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유럽에서 치열한 시즌을 마친 뒤 치른 경기였고, 장소도 안도라 홈구장이 아닌 바르셀로나로 변경되며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그럼에도 월드컵 예선은 예선이다. 모든 경기에서 진지함이 필요하다"며 "일요일에 선수들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투헬 감독의 이 같은 인터뷰에 팬들은 의견이 엇갈린다. "세계 랭킹 4위가 173위에게 간신히 이기고도 선수 탓만 하느냐"는 비판과 함께 "이럴 때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각성시키는 게 감독의 몫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반면 "선수들 몸짓부터 느슨했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실제로 전 맨유 주장 로이 킨은 ITV 해설에서 "마지막 30분은 선수들이 지루해 보였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새 감독에게 어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투헬 감독이 깜짝 선발로 내세운 노장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은 2023년 11월 이후 처음 A매치 선발로 나섰다. 아스널의 데클란 라이스는 후반 81분 교체로 투입됐다. 투헬 감독은 "라이스는 약간 리듬이 떨어져 있었고 헨더슨이 출전할 자격이 있었다. 헨더슨이 이 그룹에 가져다주는 것이 분명히 있다"며 선발 선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를 지배한 선수는 마두에케였다. 첼시 윙어로 이번이 여섯 번째 A매치였던 그는 네 차례나 기회를 만들어냈고 상대 박스 안에서 가장 많은 12번의 볼 터치를 기록했다. 투헬 감독은 "그의 투지와 계획된 움직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경기 막판에 선수들의 에너지와 결단력이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투헬 감독의 '선수탓' 발언은 그만큼 감독으로서 느끼는 부담의 반증일 수도 있다.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에는 공개적인 인터뷰에서 김민재의 실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미션에 실패했고, 분데스리가 우승도 이루지 못한 뒤 경질됐다.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을 맡아 현장으로 돌아온 투헬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여름으로 다가온 본선에 투헬 감독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에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오는 화요일 세네갈과의 친선전은 투헬 감독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선수단을 공개 비판한 투헬 감독이 책임을 회피한 것인지, 아니면 선수들의 각성을 유도한 전략인지는 세네갈전 경기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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